진료를 하다가 만나는 많은 여성 환자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보면 생리통에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는다.
(거의) 매달 겪는 일인데도 왜 아픈건지, 어떻게 해야 통증이 나아지는지, 어떤 약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심지어 내가 아픈것이 혹시나 비정상적인 것은 아닌지 등의 의문을 많이들 갖고 있지만
병원에 찾아가서 의사에게 물어만 본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달리 이렇다 할 대답을 속시원히 해주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자주 설명하곤 하는 생리통의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긴 얘기가 될 수 있어서, 집중을 유도하기 위해(-_-;) 몇 토막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생리통의 원인과 소화불량이나 설사 등 위장장애나 여러가지 증상이 생기는 이유인 COX와 PG라는 낯선 녀석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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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성이 생리통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50%정도가 생리통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중 대부분은 원발성 생리통이다.
원발성 생리통이라는 단어는 좀 낯설은 단어일 수 있는데,쉽게 말해 자궁에 특별한 이상이 없지만 생리통이 생기는 경우이다.
그리고속발성 생리통은 자궁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병이 있어서 생리통이 생기는 경우를 말하는데,
원발성과 비교했을 때 생리통의 기간도 길고 (원발성 생리통은 생리 시작 전 12시간부터 며칠간 지속될 수 있다.)통증의 정도도 심해서 일반적인 진통제에는 잘 반응하지 않는 등의 차이가 있다.
이런 경우엔 산부인과에서 원인이 되는 질병의 치료를 받아야 통증이 좋아진다.
그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다는 질병이 아닌(원발성) 생리통은 왜 생기는 것일까...
배란이 끝난 후에 우리 몸에서는 COX (cyclooxygenase)라는 효소가 활성화되고, COX는 PG(prostaglandin)라는 녀석을 자궁세포에서 만들어낸다.
PG는 자궁에서 생리혈을 배출시키기 위해 자궁을 수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때의 자궁 수축은 출산할 때와 비슷한 통증을 유발시킨다.
또한 PG는 위나 장의 운동에도 영향을 미쳐 소화불량, 메스꺼움, 설사, 심하면 구토증세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생리할 때만 되면 유독 소화가 안되거나, 며칠간 설사를 하거나, 입맛이 없거나 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생리통의 증상은 사람에 따라 굉장히 다양하고, 정도의 차이도 심한데
그 이유는 단순히 PG라는 녀석 뿐만 아니라, 개인의 기본적인 건강상태나 피로의 정도도 생리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리해보자면,
1. 생리통을 모든 여성이 겪는것은 아니고,
2. 대부분의 생리통은 자궁에 특별한 문제가 없어도 생기는 원발성 생리통이라는것!
3. 생리통에는 COX라는 효소와 PG라는 녀석이 주로 관여하고
4. 그 녀석들 덕분에 소화장애가 생길 수도 있지만
5. 개인적인 건강상태에 따라서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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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통이 아무리 심해도 약을 먹기 꺼려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
그 이유도 가지각색인데,,
'생리통은 약을 먹으면 더 심해진다',
'진통제를 먹으면 내성이 생겨서..',
'진통제 자꾸 먹으면 나중에 임신했을 때 안좋다던데..',
심지어
'진통제는 중독성이 있다던데요!'
이렇게 말하는 환자도 있었다. (한두명이 아니었다.)
물론, 생리통이 있을 때 반드시 약을 먹어야만 하는것은 아니다.
다만, 약을 먹던 먹지않던간에, 제대로 알고 선택하는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약을 먹지 않고,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들은 사실 여기저기에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대표적인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푹 쉬자.
2. 잠을 잘 자자.
3. 카페인 섭취를 줄이자.
4. 스트레스 받지말자.
5. 따뜻한 찜질을 하자.
이렇게 모두 할수만 있다면,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환자와 대화를 하다보면 (사실 환자얘기 할것도 없이 나만해도 한가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일을 하는 현대의 여성과 여학생들은 위의 5가지 중 1가지도 제대로 지키기 어려운것이 현실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인지 환자들은 위의 방법들에 대한 문의 보다는 진통제에 대한 문의를 많이 한다.
진통제를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먹는다면 어떤 진통제를 먹어야 할지 등에 대해서이다.
진통제는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각각의 작용과 부작용에도 차이가 있어서 일일히 설명하기엔 어려움이 있지만
매 달 진통제를 손에 들고 뭔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간략하게나마 진통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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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편에서 설명했듯이, 생리통의 주범은 바로 COX와 PG라는 녀석들이다.
대표적인 진통제들은 이 둘의 기능을 마비시킴으로써 통증을 감소시킨다.
엄밀히 말하자면 진통제의 종류별로 기전이 모두 다르고, 효능과 부작용도 조금씩 다르지만 오늘은 COX와 PG에 집중하여 이야기 하고, 다음번에 진통제 종류별 성분과 각각의 특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진통제는 COX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PG의 생산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진통제를 복용하고 30여분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통증이 감소하기 시작하게 된다.
일반적인 진통제는 대개 약효의 지속시간이 6-8시간정도이기 때문에(진통제 마다 다르다),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진통제를 복용해야 지속적인 효과를 느낄 수가 있게된다.
(두 번째 진통제가 제 시간에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에 맞추어 약을 복용한다면 생리 첫날 혹은 이튿날 까지 조금은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진통제를 여러번 먹게 되면 내성이나 중독이 생긴다'고 믿는 사람들은
생리기간 동안 진통제를 1번 밖에 먹지 않고 버티려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제대로 된 효과를 경험해 보지 못하게 된다.
매 달 생리기간에 2일정도 일정시간 간격으로 정해진 용량을 복용하는 것으로는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물론 중독도 마찬가지이다.
생리 기간동안 참기 힘든 통증 때문에 직장이나 학교에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면
진통제에 대한 불필요한 두려움은 떨쳐 버리고, 필요한 만큼의 진통제를 올바른 용법, 용량으로 복용하면서
생활의 질을 개선하고, 스트레스로 부터 벗어나기를 권한다.
다음 편에서는 각각의 진통제의 차이점들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다.
두번째 이야기에 이어 이번에도 진통제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자세하게 해 볼까 한다.
이번 이야기는 비단 생리통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진통제 전반에 걸친 이야기이다.
진료실에서 많이 듣는 질문 베스트 10위안에 진통제 관련 질문들이 있다.
'어떤 진통제를 먹어야 하나요?'
'진통제를 계속 먹으면 내성이 생기지 않나요?'
'진통제가 몸에 나쁜게 아닌가요?'
지난 두번째 이야기에서 말했듯이 진통제에 대한 불필요한 두려움은 버려야 한다.
나에게 맞는 진통제를 올바른 용법, 용량으로 복용함으로써 생활의 질을 개선하고, 스트레스로 부터 벗어날 수 있다 .
진통제에 대한 불필요한 두려움을 버리자는 차원에서, 대표적인 진통제들의 기전을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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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는 크게 나누어 본다면 단일성분 제제와 혼합성분 제제로 나눌 수 있다.
물론학적으로 분류한다면, 마약성과 비마약성, 그리고 비마약성은 다시 NSAIDs와 acetaminophen으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조금 복잡한 얘기가 될 수 있어서 좀 더 간단한 방향으로 이야기 해보려 한다.
(펜잘은 최근에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이 논란이 되면서 성분을 바꾸고 펜잘큐로 이름이 바뀌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스피린과 타이레놀은 대표적인 단일성분 제제이고,
게보린, 펜잘, 사리돈에이 등은 대표적인 혼합성분 제제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아스피린과 타이레놀은 한가지 성분으로 이루어진 약이고, 게보린, 펜잘, 사리돈에이 등은 여러가지 성분이 섞여있는 약이라는 뜻이다.
혼합성분 제제인 게보린, 펜잘, 사리돈의 경우엔 공통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의 성분)과 무수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들어있는 카페인 때문에 진통제를 장기적으로 복용시에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와전되어
마치 모든 진통제가 조금만 먹어도 내성이 생길 수 있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지난번 커피이야기에서도 언급했듯이, 카페인에 내성이 생기려면 물론 사람마다 그 용량이 다르겠지만,
일정량을 꾸준히 복용해야하는데, 생리통이 있을 때 일시적으로 정해진 용량을 복용하는 것으로는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 혼합제제에 더 효과적으로 통증이 완화되는 사람이 있는데,
진통제 종류에 따른 차이를 별로 못느끼는 사람이고,내성이 걱정된다면
약을 복용할 때에 카페인이 들어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대표적인 단일성분제제인 아스피린과 타이레놀은 작용기전이 달라서 각각의 효과와 부작용도 다르게 나타난다.
두 약의 차이점을 설명하기 전에 <생리 이야기 1편>과 <생리 이야기 2편>을 안읽어보았다면,미리 읽어보기 바란다.
1,2편에서 계속 등장했던 통증의 주범인 PG라는 녀석은 사실 하는일이 꽤나 다양해서(각각 생김새도 조금씩 다르다), 통증을 일으키는 역할 뿐만 아니라, 염증, 발열, 혈액응고, 위벽보호, 소변형성 등에도 관여한다.
아스피린의 경우엔 COX를 전체적으로 묶어버리기 때문에 PG의 역할에 관계없이 모두 영향을 받게 되어, 진통효과 뿐만 아니라 소염효과와 해열효과도 뛰어나다.
그렇지만, 위벽을 보호하고, 혈액을 응고하고, 소변량을 유지하는 기능들도 영향을 받아, 아스피린의 부작용으로 속쓰림, 위점막출혈, 신기능 장애, 혈액응고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에 반해 타이레놀은 발열과 통증에 관련된 PG를 선별적으로 억제해서 아스피린 복용시 생길 수 있는 부작용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타이레놀은 중추신경계에서 COX를 억제하기 때문이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이렇게 표현하였다.)
다만, 타이레놀은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과량 복용시엔 간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아스피린과 타이레놀 외에도 단일성분 제제가 여러가지 있지만, 굳이 분류한다면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성분)과 그 외의 것으로 나눌 수 있고,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외의 것들은 아스피린과 작용과 부작용이 비슷하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모두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배가 너무 아파 당장이라도 약국으로 달려가 진통제를 사야하는 상황을 대비해서 오늘의 이야기를 정리한다면
1. 진통제는 종류에 따라 통증 조절되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 자신에게 잘 맞는 진통제가 있을것이다.
2. 카페인이 들어있지 않은 진통제를 원한다면 단일성분 제제를 선택하라.
3. 공복상태라면 위에 등장한 모든 약 중에서 타이레놀을 추천한다. - 카페인도 빈속엔 좋지않다.
4. 내가 먹는 약의 정체가 무엇인지 약을 먹기전에 반드시 설명서를(다 읽지는 못하더라도)읽는다.
생리 이야기 3편에서 진통제를 선택하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는것 같고, 아쉬운 부분도 있어서,진통제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려고 한다.
지난 편에서 이야기했듯이, 진통제에는 단일성분 제제와 혼합성분 제제가 있고,
널리 사용되고 있는 단일성분 제제의 예로 아스피린과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들어 설명하였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생리통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부프로펜을 포함한 NSAIDs(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보통 '엔쎄이드'라고 읽는다. 들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했던것 같아서 그 이야기를 포함한 후속편을 준비해보았다.
늘 하는 얘기지만, 자세한 설명은 밑도 끝도 없이 길어질 수 있어서(사실 고지식한 의사 1인으로써, 길더라도 정확한 설명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번에도 최대한 간단하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도록 하겠다.
우리가 약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진통제의 성분 중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은
1. 아스피린
2. 이부프로펜
3. 아세트아미노펜 이다.
위의 3가지는 성분명이기 때문에, 실제 접하게 되는 약의 이름은 이와는 다르다.(물론 같은 경우도 많지만...)
위의 3가지 성분을 단일 성분으로 갖는 진통제의 종류는 어마어마하게 많지만, 대표적인 이름들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생리 이야기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애드빌, ezn6등의 이부프로펜 성분의 약들에 대한 질문이 많았는데,대표적인 이부프로펜 성분의 진통제이다.)
성분명 자체가 상품명으로 바로 쓰이는 경우도 많지만,
부루펜, 애드빌, ezn6, 타이레놀, 써스펜 등의 약은 이름만 보고는 성분명을 바로 유추해 내기 쉽지는 않다.
사실 생리 이야기 시리즈에서 계속 등장하였던 PG라는 녀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은
아세트아미노펜 보다는 이부프로펜과 아스피린 성분의 NSAIDs 계열의 약들이다.
NSAIDs 계열의 약이 가장 효과적으로 생리통을 조절하기 때문에
생리통에서는 1차 선택제라 할 수 있다.
(약을 먹는다고 해서 통증이 완전히 "제로"가 되지는 않는다.생리통을 없애기 위해 약을 먹기 보다는, 덜 힘들어 지기 위해 먹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다. )
생리 이야기 3편을 보면 아세트아미노펜이 이부프로펜이나 아스피린에 비해 위장관 부작용이 없다고 했는데,
따라서 위장장애를 자주 겪는 여인이라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진통제를 권한다.
하지만 위장장애가 자주 있더라도, 아세트아미노펜 보다 이부프로펜이나 아스피린 제제에 반응이 좋은 사람이라면,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가능한한 빈속에는 약을 먹지 않는 쎈스가 필요하겠다.
지난편에서도 이야기 했듯이그렇지만, 진통제에 대한 반응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고 실감하는 부작용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3가지 성분 중에 자신에게 잘 맞는 약을 찾아 복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생리통이 없다면야 더할나위없이 행복하겠지만...
생리통으로 부터 완전히 자유로워 질 수 없다면, 매달 고통스러워 하며 짜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 보다는
자신에게 잘 맞는 대처법을 찾아내어 적절히 관리하는 요령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이야기를 통해 하고 싶었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1. 생리통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진통제는 NSAIDs라고 불리는 친구들이다.(그 종류는 위의 내용 참고)
2. 약을 먹을때는 성분을 꼭 확인하자.
3. 자신에게 맞는 진통제와 대처법 (따뜻한 물 마시기, 잠자기, 따뜻한 찜질하기 등등)을 파악하자.
by 정제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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