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람타고 민심 이용하는건 위험”
김일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요즘미투데이공감페이스북트위터구글
▲ 김일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은 자타공인 국내 형법학의 태두(泰斗)다. 김 원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사무실에서 저작 ‘한국형법’을 앞에 놓고 “법과 국가권력은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김연수기자 nyskim@munhwa.com
권력의 횡포와 사회 전반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로 ‘한국병’을 앓고 있는 혼탁한 시절에 고려대 명예교수인 김일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에게 길을 물었다. 한 세대 가까이 강단에 선 교수로서, 법학자로서, 현실참여를 해온 시민운동가로서, 그가 보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암담 그 자체였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우면동의 사무실에서 만난 김 원장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법,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와 권력’에 대해 얘기했다. 선(善)으로 악(惡)을 극복함으로써 지도자의 신뢰가 형성되고 권위가 만들어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원장은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을 전후했던 시절, 가장 많이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교수 중의 한 명이었다. 그 후엔 20년 가까이 ‘낙태 반대’, ‘사형제 폐지’ 등 생명 운동을 펼쳤다. 철저하게 보수적인 신앙관 속에서 누구 못지않게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 참여했고, 사회문제에 실천적으로 임했다.

“전두환 정권 임기 후반의 ‘호헌 철폐’운동부터 ‘6·29선언’이 나올 때까지 1년 반 동안 13번 대학 교수들의 시국선언에 서명했습니다. 김우창 교수, 김용준 선생 등과 같이했습니다. 하지만 원래 저는 남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는 편은 못 됩니다. 오랫동안 권력이나 법 집행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거든요. 권력에 대한 공포는 젊은 시절 마치 가위 눌리듯 저를 억눌렀습니다.”

법을 연구하는 학자이자 사법고시를 통과해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그다. 권력이나 법 집행에 대한 두려움이라니…. “만 네 살 되던 해 6·25전쟁을 겪으면서부터였습니다. 아버지가 해방공간에서 이념운동을 했던 게 좌우 양측의 완장 찬 사람들의 잇단 간섭과 행패를 부르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부역자 가족’이란 꼬리표로 남았습니다.” 김 원장은 “권력에 의한 가위 눌림 현상은 고시에 합격하고 연좌제에 걸려 공직에 임관하지 못하면서 극에 달했다”고 털어놨다.

김 원장은 1974년에 변호사를 개업했다가 곧바로 대학원에 진학한 뒤 독일 아데나워재단 후원으로 유학 갈 기회를 얻었다. 그곳에서 김 원장은 독일 형법을 전공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재발견을 이루게 됐다고 고백했다. 권력과 폭력에 의한 가위 눌림에서 해방된 계기를 갖게 된 것도 이때였다.

“법이 인간을 위해서 존재하지, 인간이 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국가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인간이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적으로는 하나님 말고는 두려울 게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보수적인 신앙이 실천적인 행동을 낳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독일 유학 기간 인간과 개인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면서 권력에 의한 어린 시절의 가위 눌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귀국 후 김 원장은 독일법 사상과 자신의 신앙적 관점을 접합시켜 ‘한국형법’을 펴냈다. 총론 2권, 각론 2권에 총 3200여쪽으로 이뤄진 초(超)대작이다.

―한국형법의 철학적 토대는 무엇입니까.

“형법의 최고 규범은 성경 말씀대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겁니다. 십계명 중에 ‘살인하지 말라’, ‘도적질하지 말라’, ‘간통하지 말라’, ‘네 이웃의 것을 탐하지 말라’ 이런 것들이 모두 형법 아닙니까. 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근본 규범으로부터 흘러나온 나온 행위 규범들입니다. ‘범죄’란 사랑의 관계에 있는 인간이 사랑을 파괴하는 것이며, ‘형벌’은 파괴된 사랑을 원래의 관계로 복귀시키는 것입니다. 제 책은 그렇게 체계를 세웠습니다.”

―사형에 대해서는 뭐라고 기술하고 있나요.

“사형제도의 폐지가 합당하다는 의견을 달아놨습니다. 재판은 사람이 하는 겁니다. 오판(誤判)으로 사형을 집행했다고 해봅시다. 이데올로기적인 이유, 정치적인 이유로 사형을 했다면 이는 살인행위입니다. 사형제가 존재한다는 것은 국가의 사법체계가 잘못됐다는 것 이상의 문제입니다. 잘못된 ‘죗값’을 공동체 모두가 져야 한다는 점에서 나라가 행복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흉악범이나 대량학살자를 살려놓는 것 자체가 생명 가치를 훼손시킨다는 주장도 있는 것 아닙니까.

“국가권력은 최소한 범죄보다는 도덕적으로 더 정당하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국가가 범죄자의 생명이라고 할지라도 그걸 존중하는 걸 보이고 생명 가치가 얼마나 중요하다는 걸 보인다면 국가권력이 더 정당해지겠죠. 살인을 사형으로 갚아주면 국가는 그 수준밖에 안 되는 겁니다.”

김 원장의 생명 가치 존중 사상은 낙태 반대, 사형제 폐지 운동을 낳았다. 과거엔 많은 사람들이 코웃음을 쳤던 이 운동들을 20년 동안 해온 결과 낙태는 제도적으로 폐지됐고, 사형제도 사실상 사라졌다.

“과거엔 개신교계의 뜻 있는 어른들조차도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남아도니까 놀고 있다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도 있었죠. 그러나 20여년 사이에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사형은 이미 집행되지 않은 게 14년 가까이 됐죠. 대한민국이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인정받고 있어요.”

김 원장은 정치인, 특히 국가권력을 이끄는 대통령은 이처럼 낮추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같이 급속한 변화에 빠져 있는 사회일수록 정치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짧은 시간 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했습니다. 이럴수록 국민과 공동체를 위한 큰 틀에서 정치를 해야 하는데 사실 우리 정치는 소시민적인 정치, 권력을 위한 정치, 정치를 위한 정치에 불과합니다. 국민들이 이를 여과해 내고 바로잡도록 정치시민교육을 제대로 받을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독일이 2차 대전 패전 이후 짧은 시간 안에 경제성장은 물론 놀라운 민주화를 이룩한 건 민주주의에 대한 훈련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는 나치를 칭송하는 건 중한 벌을 받게 돼 있습니다.”

―아직도 신사참배 같은 걸 하면서 과거사에 대해 사과할 생각을 하지 않는 일본과는 대조적이군요.

“일본이 아무리 경제적으로 발전했어도 정치적으로 그런 상태인 한 오래가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우리의 정당정치는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한국의 정당들은 공동체가 향유해야 할 가치를 선택하면서 나가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독일의 경우 기민당은 보수와 안정, 자민련은 자유, 사민당은 분배를 정강정책에 앞세우고 있습니다. 기본 이념과 노선을 바탕으로 정권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은 뭡니까. 이념적인 기초가 없습니다. 바람을 타고 정권을 잡는 책략이 있을 뿐입니다. 복지문제가 이슈가 되니까 한나라당은 좌클릭, 민주당은 좌좌클릭 하잖아요. 제대로 된 정당은 아직 없다고 봐야죠.”

―평소 ‘폴리페서’들을 비판해 오셨는데요.

“소수의 교수들이 현실 선거에 깊이 개입을 해서 교수직을 유지한 채 정치 한복판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상이 최근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어떤 폴리페서는 연구도 열심히 한다고 하던데요.

“그렇지 않아요. 정치에만 눈을 돌리면서 연구가 됩니까. 학자의 본분은 연구하는 겁니다. 우리의 경쟁단위는 한국이 아닙니다. 외국 학자들과 경쟁해야죠. 한국에는 왜 마이클 샌델과 같은 사람이 없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교수 평가용으로 논문 몇 편 쓴 걸 갖고 연구했다고 볼 수 없죠.”

―교수들도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힐 수는 있는 것 아닌가요.

“교수든 목사들이든 자기 의견을 말할 수는 있습니다. 제 뜻은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거나 정치인 행세를 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게 다 딴 뜻이 있어서 하는 거예요.”

―과거엔 폴리페서라 해도 정치인의 보조적 역할에 그쳤는데 지금은 아예 정치를 끌고 가겠다는 흐름이 많이 형성된 것 같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뉴 미디어 때문에 그런 현상이 가능해졌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교수가 트위터 팔로어를 수십만명씩 갖고 있다면 그걸 관리하는 시간이 엄청날 겁니다. 그 시간에 공부에 매진했다면 더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 내겠죠. 조국 교수 같은 사람도 그 좋은 머리로 세계적인 학자가 될 수 있는데…안타깝죠. 학문에 소명감이 없으면 정치에 뛰어드는 게 낫지 않을까요.”

―좀 잦아들긴 했지만 ‘안철수 바람’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한국 정치의 환멸에 대해 새로운 탈출구를 찾는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철수도 본분은 가르치는 겁니다. 그는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 치고 낭만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사실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굉장히 나이브한 사람이죠. 정치하고 싶으면 정치적 견해를 밝히고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물 한번 안 묻히고 바람을 타고 민심을 이용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과정을 거쳐야 하고 책임에 대해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김 원장은 분명하게 주문했다. 정치를 하려면 다 버리고 정치판에 뛰어들든지 아니면 교수직에 전념하든지 하라고. “공자 말씀대로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는 법입니다. 김 원장은 “교수는 교수다워야지 정치에 영향력이나 행사하려면 안 된다”면서 “자기 본분에 충실한 사람들이 많아야 국력도 커지고 선진국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들에 대해서도 일일이 평가했다.

“최초 문민정부의 김영삼 대통령이 행한 과거 청산은 좋은 작업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측근 스캔들이나 자기관리를 못한 건 문제가 있었죠. 김대중 대통령은 나름의 몫을 했고 노력했습니다. 그분은 충분히 신중했습니다. 그런 면에선 노무현 대통령보다는 좋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처음에 기대했지만 갈수록 경박해져서 좋게 볼 수가 없죠. 노 대통령이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스스로를 비(非)신화화한 것은 민주화를 위해 장점이었지만 품위와 품격을 희화화한 건 단점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악수를 할 때엔 저도 모르게 손에서 땀이 났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는 땀이 안 나더군요. 권위의 상실이죠. 정치도 조폭 떼몰이 식으로 했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쳤고요. 당연히 있어야 할 권위가 무너져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 하나로 뭉치게 하는 중심이 무너졌습니다. 권위주의는 타파 대상이지만 권위는 중요합니다. 이걸 다시 세우려면 국가적 비용이 많이 듭니다. 지금도 노풍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은데, 저는 그렇게 가벼운 지도자는 그분 하나로 족하다고 봅니다.”

―이명박 정부는 어떻습니까.

“이 대통령 취임 1년 됐을 때 쓴 글이 있습니다. 아무리 경제대통령을 표방했지만 인간의 경제에 대한 욕구는 한정이 없기 때문에 경제만 갖고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정치를 잘해야 한다, 상대를 포용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 이렇게요. 지금 우려한 대로 된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됐을까요.

“이 대통령이 정치를 포기한 게 가장 큰 실책입니다. 청와대 권력과 여의도 권력, 두 개의 권력이 존재한다고들 합니다. 정치에 관한 한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보다 더 못한 것 같습니다.“

―형법학자로서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복귀한 곽노현 교육감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실망했습니다. 그분의 법정 진술을 보니까 말은 굉장히 현학적이지만 진실이 담겨 있지 않아 환멸이 느껴졌습니다.“

―곽 교육감의 직무 복귀의 법적인 문제는 어떤가요.

“법적으로 다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여백이랄까, 법의 공백이 있어요. 이 여백은 자기 스스로 판단해서 메꿔 나가야 합니다. 곽노현은 그 여백을 제대로 채울 만한 인물은 안 돼 보여요.”

―형법학자로서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도 한마디 해주시죠. 법체계를 강화해서 엄벌주의로 하면 폭력이 좀 줄어들까요.

“학교폭력은 과거 정권에서도 문제가 됐었습니다. 정부가 전쟁이다 뭐다 해서 대대적인 소동을 벌일 때도 있었고요. 지금은 그때보다 더 심각해졌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살 외에는 돌파구가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런 비상상황에는 비상대책을 써야 하죠. 1980년대 영국의 대처 수상이 했던 것처럼 단기간에(Short), 날카롭고(Sharp), 충격적인(Shock) ‘3S’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후 영국에서는 학교폭력이 사라졌습니다. 학교폭력보다 공권력이 위에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그 후에 서서히 한 단계씩 내려가는 중장기 정책을 써야 합니다. 청소년 범죄를 에피소드로 취급해서는 절대 해결되지 않아요.”

김 원장은 22일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기자회견이 열린 후 추가 전화인터뷰에서 임기 말 되풀이되는 측근비리와 친인척비리와 관련, “한국 정치가 아직도 돈이 많이 드는 정치를 하는 데다 이해관계와 탐욕에 얽매인 사람들이 권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 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기자회견 직후 이뤄진 추가 인터뷰에서 “더 안타까운 것은 대통령이 딱 부러지게 ‘내 탓이다, 잘못했다’며 진솔한 사과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 허민 사회부장 minski@munhwa.com
10년 전 나의 결혼식이 있던 날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정말 이럴 리가 없는데...
식장 로비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형주를 찾았다.
형주는 끝끝내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 형주 아내가 토막 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급히 올라왔다.
"철환씨, 어쩌죠. 고속도로가 너무 막혔어요. 예식이 따 끝나버렸네..."
"왜 뛰어왔어요. 아기도 등에 업었으면서...이마에 땀 좀 봐요"
초라한 차림으로 숨을 몰아쉬는
친구의 아내가 너무 안쓰러웠다.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친구가 보내온 편지를 읽었다.



철환아, 형주다.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석민이가 오늘 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철환이 너와 함께 할 수 없어 내 마음 많이 아프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천 원이다.
하지만 슬프지 않다.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너와 함께 읽으며
눈물 흘렸던 시절이 있었기에 나는 슬프지 않았다.

아지랑이 몽기몽기 피어오르던 날
흙속을 뚫고 나오는 푸른 새싹을 바라보며 너와 함께
희망을 노래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나는 외롭지 않았다.
사자바람 부는 거리에 서서 이원수 선생님의
'민들레의 노래'를 읽을 수 있으니 나는 부끄럽지도 않았다.
밥을 끓여먹기 위해 거리에 나 앉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수천 수만이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철환이 장가간다... 철환이 장가간다... 너무 기쁘다."
어제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의 오스스한 별을 보았다.
개 밥그룻에 떠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봉지 들려 보낸다.
지난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 가서 먹어라.
철환아, 오늘은 너의 날이다. 마음껏 마음껏 빛나거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다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해남에서 형주가

편지와 함께 들어있던 축의금 만 삼천 원...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세장..형주가 거리에 서서 한 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형주 이놈, 왜 사과를 보냈대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새 신랑이 눈물 흘리면 안 되는데...다 떨어진 구두를 신고 있는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 텐데.. 이를 사려 물었다.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 형주가 마음 아파할까봐 엄마 등 뒤에 잠든 아가가 아음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 가운데 서서.... 형주는 지금 조그만 지방 읍내에서 서점을 하고 있다.   '들꽃서점'... 열 평도 안 되는 조그만 서점이지만 가난한 집 아이들이 편히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나무 의자가 여덟 개나 있다.그 조그만 서점에서 내 책 <행복한 고물상> 저자 사인회를 하잔다.버스를 타고 남으로 남으로 여덟 시간을 달렸다.교보문고나 영풍문고에서 수 백 명의 독자들에게 사인을 해줄 때와는 다른 행복이었다.정오부터 밤 9시까지 사인회는 아홉시간이나 계속됐다.나에게 사인을 받은 사람은 일곱 명...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친구에게 말해주고 싶었다.하지만 나는 마음으로만 이렇게 이야기 했다."형주야, 나도 너처럼 감나무가 되고 싶었어. 살며시 웃으며 담장 너머로 손을 내미는  사랑 많은, 그런 감나무가 되고 싶었어...."축의금 만삼천원 - 시골 작은 서점 사인회의 행복 / 김철환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포항 '형제파'가 대한민국을 거덜내고 있다"
[현장] 명진 스님 봉암사 선방 대중법회서 MB정권 규탄
11.01.03 20:26 ㅣ최종 업데이트 11.01.04 13:35 장윤선 (sunnijang) / 유성호 (hoyah35)
▲ [전체보기]"포항 '형제파'가 대한민국을 거덜내고 있다"
ⓒ 김윤상
명징스님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을 놓고 조계종 총무원과 마찰을 빚었던 명진 스님이 문경 봉암사 동안거에 들어간 가운데, 3일 오후 경북 문경시 가은읍 봉암사에서 열린 대중법회에서 명진 스님이 법문을 설파하고 있다.
ⓒ 유성호
명진스님

"청와대가 대포폰 차고 민간인을 사찰했다. 대포폰은 조직폭력배나 사기꾼처럼 신분을 들키지 말아야 하는 사람들이 쓰는 휴대폰이다. 부산에 가면 폭력조직 칠성파가 있다. 광주엔 OB파, 포항엔 '형제파'라는 조직이 있었다는 걸 우리가 놓치고 있었다. 포항 '형제파'가 대한민국을 접수해서 '형님먼저 아우먼저' 해가며 대한민국을 거덜내고 있다."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문제로 조계종과 갈등을 빚다 경북 문경 봉암사 선방에서 수도 중인 명진(61) 스님은 3일 신도 400여명과 함께 한 대중법회에서 MB정권을 질타했다. 지난해 11월 9일 서울 봉은사 산문을 나선 뒤 50여일만에 처음으로 신도들과 만난 자리였다.

명진 스님은 '산중에 오면 비판의 날이 무뎌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심해졌고'중증 환자 수준''이라며 껄껄 웃어 좌중에서 폭소가 터졌다. 스님은 작심한 듯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별명을 붙여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최근 논란 중인 조계종 템플스테이 예산삭감 문제와 관련해서는 "고흥길·안상수 한나라당 의원과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만나 좌파주지 척결문제를 논의했을 당시 그 자리에서 템플스테이 예산문제가 논의됐었다"며 "좌파주지는 일단 내보냈는데 예산을 못 받게 됐으니 얼마나 화가 났겠느냐"고 조계종 총무원과 한나라당을 동시에 겨냥했다.

또한 명진 스님은 "재작년 시청 앞에서 20만 명이 모여 종교편향 항의집회를 열 때부터 정부와 불교 갈등은 예견돼 있었고 계속 누적됐던 문제"라며 "돈 60억 원 때문에 불교가 정신을 차리게 해줘 오히려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역설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그는 이어 "왜 하필이면 템플스테이 예산을 정부가 주지 않는 문제 때문에 갈등을 빚게 됐는지 석연치 않은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템플스테이 예산문제로 우리 전통과 민족문화를 무시하는 이명박 정권의 기독교 편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대한민국이 하나님의 나라가 되니 좋으냐?"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을 놓고 조계종 총무원과 마찰을 빚었던 명진 스님이 문경 봉암사 동안거에 들어간 가운데, 3일 오후 경북 문경시 가은읍 봉암사에서 대중법회를 마친 명진 스님이 신도들과 함께 부도전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명진스님

이 자리에서 명진 스님은 한국 기독교의 배타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명진 스님은 "한국의 기독교는 변종된 기독교"라며 "내 마음의 편견과 오만, 못된 습관을 무너뜨리는 '땅 밟기'를 해야지 남의 절이 무너지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종교의 모습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명진 스님은 또 "이번에 새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에 뽑힌 길자연 목사는 7대 종단협의회에 대화하러 나가는 게 아니라 복음을 전파하러 나간다고 말했다"며 "대통령도 기독교, 여당 대표-야당 대표도 모두 기독교이니 이제 하나님의 나라가 됐다는 식의 표현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명진 스님은 "대한민국이 기독교국가가 돼서 좋으냐"고 묻고 "이명박 대통령 이후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도,떨어질대로 떨어진 도덕성을 회복하는데 족히 5년은 걸릴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 10년간엔 위장전입 하나만 있어도 총리직에서 낙마했는데 이명박정권에서는 대통령부터 위장전입 3번, 탈세, 심지어 자식들의 위장취업에 거짓말까지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명진 스님은 "이명박 정권을 향해 후안무치하다고 했었는데 이제 그 정도의 도를 넘어선 것 같다"며 "이명박 정권은 철판정권"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에서는 하나 같이 부끄러운 줄 모르는 자들이 판을 치고 있다면서 '남의 글을 도둑질하고도 국회의원 직을 유지하는 전여옥', '교육계의 파렴치 공정택', '국회에서 위증해도 여전히 대법관 직을 수행중인 신영철 대법관' 등을 꼽았다. 이런 사람들이 판치는 나라가 어떻게 선진국일 수 있느냐고 개탄하기도 했다.

청와대가 조폭 쓰는 대포폰으로 민간인 사찰 개탄

문경 봉암사 동안거에 들어간 봉은사 전 주지 명진 스님이 3일 오후 경북 문경시 가은읍 봉암사에 방문한 봉은사 주지 진화 스님과 신도들을 배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유성호
명진스님

명진 스님은 "돈만 많으면 선진국이냐, 배가 잔뜩 불러 자기 욕심만 채우는 나라가 어떻게 선진국인가"라고 묻고 "도덕이 살아있고 믿음이 있는 사회여야 진정한 선진국 아니냐"고 말해 좌중으로부터 큰박수를 받았다.

무엇보다 명진 스님은 "청와대가 대포폰을 차고 민간인을 사찰했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며 "대포폰은 신분이 들통 날까 꺼리는 조직폭력배나 사기꾼들이 쓰는 휴대폰"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부산에 가면 폭력조직 칠성파가 있고 광주에 가면 OB파가 있는데 우리가 포항에 '형제파'라는 조직이 있었다는 걸 놓쳤다"며 "형제파가 대한민국을 접수해서 형님먼저 아우먼저 하면서 대한민국을 거덜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관련해서는 "요즘 보온병에 자연산 넣고 다니다 되게 다친 모양이던데 나는 안상수 대표의 별명을 빈대떡 의원이라 지었다"며 "빈대떡 그만 뒤집고 좌파주지 척결발언의 사실을 사실대로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명진 스님은 특유의 재치를 발휘해 "요즘 안상수 대표가 전쟁 나면 군대 간다고 한 모양인데 군대만 가서 될 일이 아니라 훈련부터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워낙 철판정권이라 총알이 날아와도 딱딱 피해갈 것"이라고 꼬집어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단합만이 안보의 최선이라고 밝힌 대목과 관련해서는 "영남위주로 인사해서 지역갈등, 빈부격차로 계층갈등, 남북갈등, 심지어 종교갈등까지 '갈등 활성화'에 공로가 많으신 대통령이 단합 운운하니 단어의 참뜻을 모르고 막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고려대-포항-동지상고-영포회 위주로 국민을 편가르기 해놓고 단합된 힘이 국가안보의 최선이라고 말하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을 일컬어 우이독경이라고 불렀는데 생각해보니 소가 무슨 죄인가 싶다"며 "생각해보니 인간 곁에서 가장 말을 잘 안 듣는 것은 '쥐'여서 앞으로는 '서이독경'이라 부를 생각"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템플스테이 예산...적당히 안 끝낸다면 적극 도울 것"


3일 오후 경북 문경시 가은읍 봉암사에서 열린 대중법회에서 신도들이 봉은사 전 주지 명진 스님의 법문을 듣고 있다.
ⓒ 유성호
명진스님

끝으로 명진 스님은 템플스테이 예산문제 해법과 관련해 "조계종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 알 수 없으나 MB의 종교편향이 드러난 사건인 만큼 총무원장이 적당히 예산받고 끝내려고 하지 않고 끝까지 종교편향 문제를 풀겠다고 하면 나도 헌신적으로 도울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만일 조계종 총무원이 정부로부터 적당히 예산을 배정받고 끝낸다면 불교 내부에서 엄청난 지탄이 있을 것"이라며 "신도들 또한 심각한 충격에 휩싸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명진 스님은 "고래등 같은 대웅전을 짓고 금단청 은단청 잘 꾸며놔도 그 안에 올바른 부처님의 정법이 살아있지 않다면 무의미한 것"이라며 "허물어진 텐트, 천막에 막대기 하나 꽂혀 있더라도 그 안에 올바른 부처님의 정법이 살아 있다면 그 자리가 바로 대웅전"이라고 말해 신도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총무원장 대신 대선출마 해야겠다"

[이모저모] 한류스타 못지않은 신도들의 환호

봉암사 동안거에 들어간 봉은사 전 주지 명진 스님이 3일 오후 경북 문경시 가은읍 봉암사를 방문한 신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명진스님

봉암사 동안거에 들어간 봉은사 전 주지 명진 스님이 3일 오후 경북 문경시 가은읍 봉암사를 방문한 신도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유성호
명진스님

"인기가 이 정도면 중들이랑 경쟁해선 안 되겠지? 아무래도 2012년 대선에 출마해야겠다. 하하하하."

서울봉은사 주지시절보다 몸무게가 4kg 정도 빠졌다. 얼굴은 많이 야위었다. 그래도 명진 스님은 오랜만에 만난 신도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포옹하며 진한 인사를 나눴다.

신묘년 벽두부터 명진 스님을 만나겠다고 이른 새벽 안개를 헤치고 나온 이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400여명의 봉은사 신도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불자들은 명진의 법문을 듣기 위해 눈 쌓인 경북 문경 봉암사 법당에 빼곡히 들어앉았다.

사열종대로 눈밭을 걸어갈 때는 새하얀 도화지에 까만점이 찍히는 것처럼 꼬물꼬물 행렬이 이어졌다. 마치 순례객들의 참배행렬 같았다.

명진을 찾은 신도들에게는 소담스러운 떡국 한 그릇이 대접됐다. 고기 대신 표고버섯과 가로 1.2cm 세로 0.8cm 크기의 부침두부, 들기름이 섞인 게 이색적인 맛이었다.

젊은 스님은 연신 떡국을 퍼내며 서울손님들에게 반갑게 외쳤다.

"보세요! 떡국 많이 있으니까 많이들 드세요!"

해처럼 밝게 웃는 젊은 스님의 청유에 모두들 한두 그릇씩 떡국을 더 퍼 들고, 발우공양하듯 몽땅 비웠다. 한켠엔 쪄서 식혀낸 찐옥수수가 즐비했다. 신도들은 떡국을 먹고 옥수수를 하나씩 들고 명진 스님과 해후했다.

"스님이 써주신 글 놓고 기도했더니,우리 아들 사법고시 붙었어요!"

"스님냉면 좋아하신다면서 냉면 사잡수셔(돈 만 원 쓰윽)."

"스님 너무 뵙고 싶었어요. 언제 서울로 돌아오시나요? 스님 안 오시면, 저희 모두 바리깡으로 머리 밀고 이 앞에 누울랍니다."

10대 청소년부터 팔순이 넘은 노보살들까지 하나같이 눈물을훔치며이명박 정권 때문에 '쫓겨난' 주지 스님을 갈망하고 있었다.

명진 스님은 3일보름 만에 한번 찾아오는 휴일을 그렇게 보내고 있었다.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5시까지 참선하고, 새벽 6시 아침 공양, 오전 8시~10시 참선, 낮 12시 점심 공양, 오후 2시~4시까지 또 참선, 오후 5시 저녁 공양은 거른 채 저녁 6시~9시까지 정진, 오후 10시까지 책 좀 보다가 잠든다고 했다.

"저녁밥을 먹으면 저녁기도할 때 속이 부대껴서 그냥 두끼만 먹어. 그래도 되지 않아? 굶어죽는 사람도 많은 세상에서 하루 세끼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도 죄야, 나같은 사람에게는. 하하."

명진 스님은 늘 그대로 명랑했고 쾌활했다. 천일기도를 하면서 열심히 도를 닦았던 그대로수도중이었다.

해학과 기지,비유와 은유는 그대로였지만 수많은 신도들이 찾아오니 벅찬 마음을 숨길 수는 없었다. 첩첩산중, 인적이 드물어 발길조차 뜸한 선방에 나타나 와락 스님을 껴안는 신도들에게 그는 고마움을 일일이 표현하며 사진찍기에 바빴다.

명진 스님과의 추억을 간직하려는 신도들은 핸드폰과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며 빈틈을 주지 않았다. 어떤 신도는복숭아캔을 건네고, 또 어떤 신도는 2년간 손수 짠 '이불만한 목도리'를, 기침가래약을, 선물꾸러미를, 또 어떤 신도는 기도문을 들고 스님을 응원했다.

꽃 피는 봄이 되면 서울 봉은사에서 명진 스님을 꼭 뵙고 싶다는 신도들은 법회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에 탑승하면서도눈물을 뚝뚝 흘렸다. 거기에 대고 명진 스님이 한 마디했다.

"아! 왜 울어? 어디 누구네 초상 났어? 울지마세요. 자 올 한 해 건강들 하시고…. 네?"

10대의 관광버스가 모두 사라질 때까지명진 스님은 로션을 바르지 않아 튼 손을 하염없이 흔들며신도들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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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정기열의 21세기 동북아담론 (13)

2010년 12월 20일 (월) 00:55:50 정기열 tongil@tongilnews.com


정기열 (철학박사, 중국 청화대 초빙교수, 영문매체 제4언론 책임주필, 환구시보 객원칼럼니스트)

"정권교체"(regime change)는 북이 아니라 남에서?

이명박 정권의 3년은 1945년 해방, 분단 이후 겨레 전체가 60년 넘게 피땀으로 일군 정치, 경제, 특히 사회ㆍ문화ㆍ윤리ㆍ도덕 수준을 잿더미 수준으로 파멸시켜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상상키 어려운 거짓, 불법, 무도가 횡행하는 패악정치가 "국격, 선진"의 이름으로 국제(이웃)관계, 정치사회법질서, 사람의 도리, 공동체윤리, 민족공동체, 물론 환경생태계까지 파괴시켜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대주의, 4대강, 종교편향, 만사형통, 영포회, 대포폰, 날치기, 보온병, 조폭수준" 등으로 비유되는 정권의 패덕은 급기야 한반도와 동북아를 극한 상황으로까지 몰아가고 있다. 친미사대 극우정권은 집권 3년이 되며 한반도를 넘어 이젠 동북아의 "문제아"가 된 것 같다. 언제 “왕따”가 될지 모를 정도다. 북이 아니라 어쩌면 그들이 “정권교체” (regime change) 당할지 모를 상황이다.

망국적 친미-친일-사대주의-매판-극우-반공-지역패권주의 때문이다. 그의 패악패덕은 한국을 넘어 이웃국가들은 물론 미국의 전쟁반대평화를 모색하는 정치세력인사들마저도 그를 포기케 할 정도다. 권력기반인 영포회와 일부 영남지역, 보수기독교 근본주의, 뉴라이트(극우정치세력)를 빼고 “막가는 조폭수준의 막장권력"을 누가 지지할까? 세상에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다.

오늘 한국사회는 급격히 파쇼화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파쇼는 10년 넘게 유럽 전역과 러시아까지 넘봤던 나치 히틀러 파쇼제국과는 비교도 안 된다. 수준이 동네양아치 같기 때문이다. 육해공군 참모총장을 모두 영포, 영남지역 출신으로 채운 것이 한 예다. “몰락이 시간문제”라 회자되는 이유다. “예산 날치기”하면서 “형님, 마누라, 영포예산” 챙기고 튄다는 발상이 양아치 수준이라는 것이다.

남북관계에 임하는 친미ㆍ반민족ㆍ사대주의ㆍ파쇼권력의 모습은 방구께나 뀐다는 먼 타향(외세)의 소문난 깡패 집단주먹 믿고 고향의 윗동네 형제를 죽이겠다 벼르며 칼 가는 모습이다. 이웃, 세상이 마치 양아치, 조폭집단 같다고 조롱하는 이유다. 지식인만 아니라 택시운전수 등 세상의 생각 있는 사람들 모두가 힐난하며 묻는다: "한국사람들이 정말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것이 맞냐?"

미국행정부 안팎의 전쟁반대 평화애호세력, NLL 비밀문서 공개의 상관성?

미국(?)이 블름버그통신 12월 17일자 북방한계선(NLL) 기사를 통해 이명박 정권을 압박할 정도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1975년 작성한 국무부 비밀문서를 누군가 언론에 흘렸기 때문이다. "미국이 1953년 일방적으로 그은 NLL은 명백히 국제법에 위배되며 분쟁지역에 문제가 발생하면 한미양국 잘못으로 비친다(in the wrong)"는 내용이다. 당시 주한미대사의 비슷한 발언도 공개됐다.

그들은 CNN도 동원한 것 같다. 같은 17일자 기사에서 “미국은 긴장완화를 모색하기 위해 다수의 고위관리를 동북아지역에 파견"하고 특히 말렌 합참의장은 "한국을 방문, 자제를 촉구"했다고까지 밝혔다. 상황을 지켜보던 러시아 정부도 “서해군사훈련 자제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물론 중국정부의 강력한 반대도 이어졌다. “사대파쇼 조폭정권의 왕따” 상황이 벌써 연출되는 것일까?

아니면 아직 연명하는 이유는 북녘동포형제들과 싸워 그들 체제를 무너뜨리라 부추기는 세력이 어딘가 있다는 것이다. 오늘 국무성이 그렇다. 전쟁 부추기는 발언을 여전히 하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군부는 군사훈련을 반대(자제)하는 모양새다. 미국국가 차원의 전략인가 아니면 그들 내부의 적전분열 모습인가? 극우전쟁세력을 견제하는 누군가 행정부 안팎에서 움직인다는 것인가?

평양은 외교부장을, 서울은 6자회담 대표를 각각 모스크바로 보냈다. 워싱턴 국무부 부장관은 북경으로, 성김 대사는 서울로, 뉴멕시코 리차슨 주지사는 CNN 대표앵커까지 대동해 평양을 방문했다. CNN을 대동한 목적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전쟁세력에게 이로울지 그 반대에게 도움이 될지 아직 모를 양날의 칼 같은 글로벌 대표 매체를 미국이 보낸 이유와 북이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이리저리 눈치 보며 주판알 튕기는 일본도 포함 6자회담 모두 분주히 대화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유독 한국만 전쟁 발발이 불 보듯 뻔한 “실탄사격훈련”을 하겠다며 기염을 토한다. 왕따를 자처한 것일까? 아니면 상황파악을 전혀 못하는 것일까? 이런 와중에 터진 마치 핵폭탄 수준의 NLL관련 국가기밀이 밖으로 샌 것이다. 무슨 의도일까? 혹 전쟁억제 의도는 아닐까?

급기야 중러정부는 한국대사까지 소환했다. 실탄사격훈련의 반대와 취소를 엄중히 요구했다. 러시아는 미국대사까지 불러 질타했다. 러시아는 12월 18일엔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으로 긴급안보리회의까지 소집했다. 북은 연일 "서해분쟁지역에서의 실탄사격훈련은 곧 실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연일 훈련취소를 엄중경고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훈련취소반대 목소리가 높다.

세상이 다 알듯 이 모든 전쟁위기의 핵심당사국은 물론 미국이다. 이미 바깥세상에선 조작이 명백한 천안함 사건부터 북의 물리적 군사대응을 의도적으로 목적한 분쟁지역에서의 실탄사격훈련 등 오늘 일촉즉발의 동북아전쟁 위기 배후가 미국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그런데 오늘 그들은 서해분쟁 관련 결코 내놓기 어려운 NLL 관련 비밀문서를 언론에 흘렸다. 왜? 무슨 이유에설까?

NLL 기밀문서는 한미에겐 극약 같은 것이지만 한반도, 동북아, 특히 북미관계 개선엔 일종의 “극약처방”이 될 수 있는 카드일 수 있다. 그들은 무엇을 노리며 동시에 무엇을 피하려는 것일까?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일관된 국가지휘체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미국 주류지배세력의 내부분열 파열음이 밖으로 드러난 것일까? NLL 관련 문서의 중요성을 보면 답은 일단 후자 같다.

일단 키신저가 작성했다는 NLL 관련 국무부 비밀문서내용이 공개됨에 따라 한미양국 극우세력들의 처지가 당장은 곤란케 될 것 같다. 한편 반세기 넘게 계속된 서해분쟁의 근본문제랄 수 있는 NLL 문제가 만약 평화적으로 해결될 경우 서해분쟁지역을 중심으로 급기야 핵전쟁으로까지 확전될 수 있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전쟁위기는 한편 절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혹 겉으로 드러난 중미 간의 첨예한 갈등구도와 달리 다음 달 후진타오 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큰 틀에서의 대화가 추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북-중-미 평화협정체결을 비롯 한반도 비핵화와 동시에 북미관계 개선 곧 외교관계 수립까지 내다볼 수 있는 극적인 타개책(Big Deal)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중러와 함께 미국군부까지 나서 한국을 주저앉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해의 군사긴장이 이대로 방치될 경우 제2 코리아전쟁으로, 곧 동북아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극도의 위기감이 미국행정부 안팎의 어느 세력/인사(들)로 하여금 NLL 기밀을 의도적으로 밖에 흘리게 했을 가능성은 없을까? 위기에 처해 있다고 판단치 않고선 밝히기 어려운 기밀을 세상에 공개한 이유는 무엇일까? 혹 미국이 극도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판단한 행동은 아닐까?

미국 국가위기가 배경일까?

오늘 미국의 주류지배세력들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이대로 계속 가다간 이미 위기에 처한 나라를 유지조차 할 수 없고 결국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극도의 위기감을 갖고 있을 부류다. 동북아, 중동 어느 한곳에서의 전쟁을 통해 경제위기를 포함 절체절명의 국가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극우전쟁세력의 반대라고 정의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 10월 31일자에 베테랑 정치전문기자 데이빗 브로더의 “오바마는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How Obama might recover)란 제목의 도발적 기사가 실렸다. 글의 핵심은 오바마가 2012년 재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전쟁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1930년-40년대 미국경제위기가 루즈벨트 대통령의 2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회복됐다며 전쟁이 방안일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란이 세상에 제일 큰 위협”이라며 이스라엘 이해를 대변한 그는 이란과의 전쟁을 주장했다. 그의 경우 비록 이란이 대상이지만 전쟁상인들인 군산언론복합체와 그들을 대변하는 극우정치세력들은 공공연히 북과의 전쟁도 주장한다. 공화당 대통령후보로 대표적 기회주의자인 맥케인 상원의원 또한 최근 공개적으로 북의 “정권교체"(regime change) 곧 국가전복을 주장했을 정도다.

극우 네오콘세력의 대표연구기관인 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주변 친이스라엘 극우학자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북의 “권력구도변화 시기가 전쟁에 제일 좋은 적기”라는 주장도 공공연히 한다. 더더욱 “김정일 위원장 건강이 어려운 지금이 적기”라며 노골적으로 침략전쟁을 선동하고 부추긴다. 한국 뉴라이트의 모체이자 지주인 그들이 오늘 주류 극우전쟁세력들이다.

그러나 극우전쟁세력의 주장을 따랐다간 미국이 영영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만다고 생각하는 세력(들)이 있을 수 있다. 북경을 방문한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이 그 경우일지 모른다. 그는 매파로 분류되는 클린턴 장관과 대립각을 세운 행정부 고위관리다. 그의 방문 중 중미 간 어떤 타개책이 논의됐는지 모른다. 그의 방문과 NLL 문서공개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아직 모른다.

아직 오리무중이지만 만약 전쟁반대 입장이 오바마 행정부의 최종선택이 될 경우 “왕따”가 될 대상은 제 민족과 이웃의 목숨을 담보로 미국전쟁상인들 이해를 적극 대변한 이명박 정권이 될 것 같다. 북은 올 초 평화협정체결을 제안했다. 최근 당사국들 사이에 그것이 되살아나고 있다. 한국이 빠진 채 북미관계 개선이 중국 중재로 추진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 또한 나오고 있다.

겨레와 동북아를 핵전쟁 참화로 몰아넣을 전쟁지지세력의 정신사고는 도대체 어느 수준인가?

“친미사대 보수매판언론”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조중동을 비롯 극우이념에 극단적으로 매달려 할 소리 안 할 소리 구분 못하는 분단정신병자 조XX 같은 인물들이 주로 전쟁지지자들이다. 온 나라와 전체 민족, 동북아가 잿더미로 화할 수 있는 핵전쟁을 부추기는 그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전쟁 나면 북만 고스란히 망할 것이라고 정말 믿는 것일까? 정말?

그들은 미국, 일본의 극우정치세력을 등에 업고 앞뒤 구분 못한 채 조 씨처럼 군인들에게 “살기등등하게 전쟁에 나서라!”며 “실탄사격훈련 반대하는 좌파언론 정치세력 통제하라!”고까지 정신 나간 소릴 외친다. 한국사회의 파쇼화를 공공연히 부르짖는 것이다. 극우인사 조 씨 말을 접할 때마다 그가 마치 악(惡) 밖에 남지 않은 사람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의 존재는 비극 그 자체다.

한국사회의 미래를 염려케 만드는 주요 원인과 배경 가운데 “조중동” 같은 대표적 “언론권력집단”이 있다. 불행히도 아직 한국사회엔 친미ㆍ사대ㆍ매판ㆍ언론매체들과 조 씨 같은 극우언론인들의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이 친미보수 기독교근본주의다. 미국이 세상에 뿌려놓은 이 문제는 한국에만 있지 않다. 미국과 대부분 미국지배 나라들에도 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좋은 예다.

온 나라와 민족, 동북아까지 핵전쟁 볼모로 만든 채 정권안보, 국부도둑질, 4대강 죽이기, 자연생태계 파괴 등 한나라당 패악정권의 극단적 사대매판 행위는 급기야 일본으로 하여금 감히 “자국민 보호명목으로 자위대 한반도 파병가능성” 발언까지 가능케 했다. 우리 국민 다수는 물론 이웃 중국, 러시아 지어는 미국의 양심세력까지 이명박 정권에 대한 기대를 결국 포기케 한 근본배경이다.

미국이 자국의 이해관계에 기초해서 전쟁이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평화와 공존을 모색할 경우 한-미-일의 극우전쟁세력들 입지가 좁혀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전쟁방지를 위해 극약처방으로 NLL 기밀문서를 폭로한 것처럼 이명박 정권의 패악권력이 자국이해 관철에 계속 걸림돌이 될 경우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문서들이 어디서든 세상에 폭로되지 말란 법 또한 없다.

“결코 재협상은 없다!”던 한미FTA를 다시 재협상하면서 이명박 정권이 제 국민에겐 거짓으로 일관하고 미국에겐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 채 굴욕협상으로 일관한 사대매판행위의 배경으로 최근 천안함 조작사건이 거론되곤 한다. 즉 현 정권이 천안함 조작사건으로 미국에게 코가 뀄다는 것이다. 미국만 해도 천안함 사건이 조작이었던 것이 드러나도 한국만큼 치명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사건조작의 핵심주체지만 그들은 교활하게 뒤에 섰고 앞에서 선무당 칼춤을 춘 것은 바로 우리 정부였기 때문이다. 조작이 어느 순간 밝혀질 경우 미국은 1964년 통킹만 때처럼 온갖 이유를 들어 치명상을 비껴갈 수 있겠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아무래도 이명박 정권, 한나라당 집권은 사대매판, 거짓, 추악함으로 자신과 나라, 민족 모두를 어렵게 한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패악정권의 끝이 이미 보이기 시작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이미 국민과 이웃, 세상은 그를 버렸다. 미국 또한 그를 이용할 뿐이다. 장사 속에서 그의 거짓, 욕심, 허영심, 공명심, 어리석음을 이용할 뿐이다. 그의 어리석음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국빈초청을 받는다,” 고향학교 후배의 육참총장 지명을 "공정했다!"고 자랑할 정도다. 부끄러움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것이다.

대통령 왕형님, 영포회, 이재오, 정몽준, 안상수, 김무성으로 대표되는 한나라당 패덕정권은 나라와 민족의 불행이고 비극이며 세상에 수치다. 우리가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다. 우리 손으로 뽑았기에 그렇다. 부끄러워도 책임져야 할 민족사상 최대 불행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영원히 잊어서 결코 안 될 교훈이 되어야 할 것이다. 비극적 분단역사 최악의 대통령이 남긴 교훈을 뜻한다.

한국교수들이 내년 사자성어로 장두노미(藏頭露尾)를 택했다.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모습"을 뜻하는 표현이다. 지난 3년 이명박+한나라당 패악정권의 추악한 모습을 잘 묘사한 단어라 생각한다. 문제는 몸통은 내놓은 채 숨어있다 잡혀 잘 처리되면 좋겠는데 급히 도망가다 얼떨결에 머리를 풀숲이 아니라 전쟁 속으로 들이밀지는 않겠는지 걱정이다. 아니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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