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원래 종교적인 본능을 가지고 있소.
기독교 아니라 아무 종교라도 아무교 하고 간판걸면 믿게 되어 있소.
유교는 원래 종교가 아닌데 전통신앙인 조상숭배 및 도교신앙과 융합되어 서서히 종교의 모양을 갖추어 갔지만
예의 상부구조 건설이 되지 않았으므로 종교로서는 불완전하오.
불교 역시 전통신앙에 석가철학을 덧입힌 불완전한 종교요.
중국에서 유교에 밀리고 본바닥인 인도에서도 힌두교로 되돌아갔소.
일본의 신토나 한국의 무속 역시 상부구조가 없어서 불완전한 종교요.
마호멧교나 힌두교 유태교는 상당히 종교적인 입장이 강하지만
근대과학과 안맞기 때문에 역사의 흐름과 동떨어져서 역시 종교로서는 실패요.
물론 인도나 아랍 이스라엘에서는 강세를 띠고 있지만 대신 그 나라들은 문명을 주도하지 못하오.
여기서 핵심, 문명을 주도하면 종교의 고답적인 태도와 역사의 역동적인 진보 사이의 불일치로 종교의 권위가 퇴색되오.
즉 역사가 진보해서 새로운 성취가 일어나면 종교가 그것을 반영하여 매번 교리를 갈아야 하는데 그래선 종교가 버티지 못하오.
카톨릭은 원래 민간신앙에 근대의 정치적 변화를 덧입힌 건데 그 결과로 역사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였던 장점이 있지만 대신 그 과정에서 종교의 본색이 약해져서
근본 기독교로 돌아가자는 종교화 운동이 일어나 개신교로 퇴행하여
원시화 한 결과 현재 기독교는 카톨릭과 개신교가 상호보완적인 형태로 발전되어 있소.
서구에서 카톨릭은 정치가 개입하여 역사의 변화를 수용하였는데 너무 역사를 뒤쫓아가다보니
점차 왕이 교회를 괄시하여 종교의 권위가 약해졌고(초기에는 황제가 주도했지만)
개신교는 근본주의 운동으로 종교적 본성을 회복하였으나 그만큼 역사의 흐름과 멀어져서 역시 근래에는 힘이 떨어졌소.

한국은 역사의 흐름 그 중심에 서 본 적이 없어서 역사의 흐름을 모르므로
개신교의 탈역사화에 따른 퇴행에 대해서는 모르고

다만 한국의 유교 불교가 덜 종교화된 약점을 보완하였기로 발전한 것이오.
그러나 만약 한국이 문명의 중심에 서게 되고 역사의 진보를 주도하게 된다면 급속히 탈기독교화 할 것이오.

통일신라가 탈민간신앙, 불교화로 성공하였고
조선초에 탈불교화 유교화로 성공하였고
조선이 몰락하자 다시 탈유교화 대신 기독교가 수입된 것인 만큼
만약 한국이 발전하여 세계의 중심이 되면 다시 탈기독교화가 일어나오.
서구인들이 근래 시들해져서 기독교를 신앙하지 않는 이유는 문명이 종교보다 앞서가기 때문이오.
그 사이에 후진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다시 종교대국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오.
중국은 아직도 종교탄압을 일삼고 있으므로 모르지만서두.
러시아는 요즘 시골 곳곳에 예수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으며 곳곳에서 시골 소년이 재림예수를 자처하고 있다하오.

철학과 미학이 발전하여 문명을 주도하게 되면
종교가 약해지겠지만 그러한 진보는 다시 대중을 역사의 전면으로 끌어올리는데
결속력없는 대중들은 지식집단과 대항하는 수단으로 종교를 이용하기 때문에 다시 종교가 살아나는 순환이 반복되오.

문명의 중심권-> 지식의 리드로 종교와 정치가 결합하거나(카톨릭, 유교) 혹은 지식이 앞서고 종교가 퇴행한다.
문명의 변방지대-> 지식이 리드하지 못하므로 인습적인 종교가 번성한다.

새로운 문명의 흥기 -> 지식이 철학과 미학으로 주도하고 종교는 쇠퇴한다.
문명의 흥기에 따른 1사이클 이행으로 다시 대중의 전면등장 -> 미국에서 보수종교집단이 맹위를 떨치듯이 지식에 반감을 가진 대중은 종교를 이용하여 지식에 항거한다.

이러한 구조는 끝없이 반복되며 다양한 조합을 실험하곤 하오.
(김동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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